50대 이후 잠이 일찍 깬다면?…노화 때문만은 아니다

새벽에 눈이 떠지는 이유, 나이 탓으로 넘기면 놓치는 것들이 있다

50대가 넘으면서 새벽 4~5시에 눈이 떠진다는 분들이 많다.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고, 다시 잠들어도 개운하지 않다. 이 현상을 대부분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받아들인다. 나이 들면 원래 잠이 줄어드는 거라고..

맞는 말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수면 구조가 바뀐다. 깊은 수면 단계가 줄어들고, 얕은 수면 비중이 늘어나면서 작은 자극에도 깨기 쉬워진다. 일주기 리듬이 앞으로 당겨져 일찍 졸리고 일찍 깨는 패턴이 생기는 것도 노화의 일부다.

새벽 각성의 원인을 구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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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수면 변화는 서서히 진행된다. 어느 날 갑자기 새벽에 깨기 시작했다면 다른 원인을 먼저 의심하는 것이 맞다. 특정 시점부터 수면 패턴이 바뀌었다면, 그 시점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깨는 시간도 단서가 된다. 새벽 2~3시에 깬다면 혈당 문제나 코르티솔 이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 새벽 4~5시에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일주기 리듬 변화나 우울감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숨이 막히거나 코골이가 심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한다.

첫 번째—새벽 저혈당

출처: 미리캔버스

새벽 2~3시에 깨는 분들 중 혈당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다. 저녁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갔다가 수면 중에 급격히 떨어지면 몸이 긴장 상태로 깨어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나면서 잠이 깨는 것이다.

당뇨 약을 복용하는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저녁에 단것이나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는 것이 반복된다. 저녁 식사 후 과일이나 달콤한 간식을 챙겨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이것이 새벽 각성의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는 저녁 식사 시간을 당기거나, 저녁 식후 단것을 줄이거나, 잠들기 전 가벼운 단백질 간식을 먹는 방식으로 혈당 변동을 줄이면 새벽 각성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저녁에 작은 한 줌의 견과류나 달걀 한 개 정도가 혈당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코르티솔 리듬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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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상적으로는 아침에 높아지면서 각성을 돕고 밤에 낮아지면서 수면을 준비하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 리듬이 깨지면 밤에 코르티솔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아서 수면이 얕아지고 새벽에 깨기 쉬워진다.

만성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야간 조명,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습관이 코르티솔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밤 10시 이후 밝은 화면을 오래 보면 코르티솔이 낮아지는 타이밍이 늦어지고, 멜라토닌 분비도 억제된다.

코르티솔 리듬 이상이 원인인 경우는 잠들기는 어렵지 않은데 새벽에 깨고 나서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가는 느낌이 특징이다. 걱정되는 일이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펼쳐지면서 다시 잠들기 어렵다. 이 패턴이라면 수면 위생과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이다.

세 번째—수면무호흡증

출처: 미리캔버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기도가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태다. 완전히 깨지 않더라도 얕은 수면 상태로 반복적으로 올라오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고, 낮에 졸음이 심하고, 두통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한다.

50대 이후 체중이 늘거나 목 주변 근육이 느슨해지면 수면무호흡 위험이 높아진다. 본인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함께 자는 배우자가 코골이나 숨 멈춤을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혼자 자는 분들은 자는 동안 입이 마르거나 낮에 극심한 졸음이 온다면 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맞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제나 수면 위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양압기 치료나 구강 장치가 효과적이다. 방치하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진다. 50대 이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분들 중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네 번째—우울감과 불안

출처: 미리캔버스

새벽 4~5시에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것은 우울감의 대표적인 수면 증상이다. 슬프거나 눈물이 나는 것만이 우울감이 아니다. 의욕이 없고, 즐거운 것이 없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새벽에 잠이 깨면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온다면 우울감과 연관된 수면 문제일 수 있다.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 은퇴나 자녀 독립 같은 삶의 변화, 신체 기능 저하에 대한 불안이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의 우울감은 젊을 때와 다르게 신체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인식하기 어렵다.

이 패턴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내과 상담을 받는 것이 맞다. 수면제를 먼저 찾는 분들이 많은데, 우울감이 원인인 수면 문제는 수면제로 해결이 안 된다. 원인을 교정해야 수면이 회복된다.

다섯 번째—갑상선 기능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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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 항진이 있으면 심박수가 빨라지고 몸이 각성된 상태가 유지되어 잠들기 어렵고 새벽에 깨기 쉬워진다. 갑상선 기능 저하도 수면에 영향을 준다. 수면의 깊이가 얕아지고 개운하지 않은 수면이 반복된다.

갑상선 기능 이상은 수면 문제 외에 다른 증상을 함께 동반한다. 기능 항진이라면 체중 감소, 손 떨림, 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이, 기능 저하라면 피로, 추위를 많이 타는 것, 체중 증가가 함께 온다. 이런 증상들이 수면 문제와 함께 있다면 TSH 혈액 검사로 확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