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닦는다고 생각했는데, 행주가 오히려 균을 퍼뜨리고 있을 수 있다
주방 행주는 매일 쓰는 물건이다. 도마를 닦고, 식탁을 닦고, 그릇 물기를 닦는다. 쓰고 나서 싱크대 한쪽에 걸어두면 다음에 또 쓴다. 이 과정이 당연하게 반복된다.
그런데 행주는 주방에서 세균이 가장 빠르게 번식하는 물건 중 하나다. 음식 찌꺼기, 수분, 온기가 함께 있는 환경이 세균 증식에 최적이다. 씻지 않고 하루 이틀 쓴 행주에서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문제는 이 행주로 식탁과 도마를 닦을 때다. 균을 닦아내는 게 아니라 행주에 있는 균을 표면에 고르게 펴 바르는 결과가 된다. 깨끗하게 닦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균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세균이 이렇게 빨리 번식하는 이유
행주가 세균의 온상이 되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겹친다. 첫째, 수분이다. 축축한 상태가 유지되면 세균은 20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행주를 쓰고 나서 짜지 않고 그냥 두거나 물기가 있는 상태로 걸어두면 몇 시간 만에 세균 수가 수천만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둘째, 음식 잔여물이다. 행주로 도마나 식탁을 닦으면 음식 찌꺼기가 행주 섬유 사이에 파고든다. 이것이 세균의 먹이가 된다. 고기나 생선을 다룬 표면을 행주로 닦으면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같은 식중독균이 행주로 옮겨온다.
셋째, 행주를 쓰는 방식이다. 도마를 닦은 행주로 식탁을 닦고, 그 행주로 그릇을 닦는다. 한 행주로 여러 표면을 닦을 때마다 균이 다른 표면으로 이동하고 교차 오염이 일어난다. 특히 생고기나 생선을 다룬 도마를 닦은 행주로 다른 식기를 닦으면 위험하다.
가장 위험한 사용 방식 세 가지
첫 번째는 하루 이상 교체하지 않고 쓰는 것이다. 행주는 하루에 한 번 이상 교체하거나 세척하는 것이 기본이다. 냄새가 나지 않아도 세균은 이미 증식해 있다. 냄새는 세균이 많이 번식한 뒤에야 나기 시작한다. 냄새가 안 난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
두 번째는 행주를 접어서 두는 것이다. 접어두면 안쪽에 수분이 갇히고 공기가 통하지 않아 세균이 더 빠르게 번식한다. 쓰고 나서는 완전히 펼쳐서 최대한 빠르게 건조하는 것이 기본이다.
세 번째는 생고기·생선 접촉 표면을 일반 행주로 닦는 것이다. 생고기나 생선을 손질한 도마나 칼을 행주로 닦으면 그 행주가 식중독균의 운반체가 된다. 이런 표면은 행주 대신 키친타월로 한 번 닦고 버리거나, 세제로 세척한 뒤 별도로 건조하는 것이 안전하다.
올바른 행주 관리 방법
매일 세척이 기본이다. 세척 방법은 두 가지가 효과적이다. 첫 번째는 전자레인지 살균이다. 행주를 물에 충분히 적신 뒤 전자레인지에 2분 돌리면 대부분의 세균이 사멸한다.
단, 건조한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히 적신 상태에서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끓는 물에 삶는 것이다. 100도 끓는 물에 5분 이상 삶으면 식중독균이 사멸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삶아주고, 매일은 전자레인지 살균을 병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세탁기에 돌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60도 이상 고온 세탁이어야 효과가 있다. 일반 세탁 온도로는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세탁 후에는 완전히 건조한 뒤 사용해야 한다. 덜 마른 상태로 쓰면 다시 세균이 번식하기 시작한다.
용도별로 행주를 나눠야 하는 이유
한 장의 행주로 모든 것을 닦는 것이 교차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이다. 행주는 용도별로 구분해서 쓰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식기 물기 전용, 조리대 청소 전용, 손 닦기 전용을 색깔로 구분하면 교차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생고기, 생선, 날달걀을 다룬 표면은 행주 대신 키친타월을 쓰고 바로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식중독 한 번 겪는 것보다 훨씬 낫다.
행주 대신 항균 처리가 된 마른 행주나 실리콘 재질의 주방 청소 도구를 쓰는 분들도 늘고 있다. 실리콘 재질은 섬유처럼 음식 찌꺼기가 파고들지 않아 세균 번식이 느리고, 세척과 건조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