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고 나서 닦는 수건, 그 수건이 오히려 세균을 묻히고 있을 수 있다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몸을 닦는다. 깨끗하게 씻었으니 몸도 깨끗한 상태다. 그런데 그 수건에 이미 세균이 잔뜩 번식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닦을수록 오히려 세균을 온몸에 바르는 셈이 된다.
수건은 매번 세탁하지 않는다. 한 번 쓰고 나서 욕실에 걸어두고 다음에 또 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수건 안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잘 모르고 지나친다.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말리는 방식에 있다. 같은 수건이라도 어떻게 거느냐에 따라 세균 증식 속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 집에서 수건을 거는 방식이 어떤지 한 번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가장 나쁜 방법 — 욕실 문 뒤에 겹쳐서 걸기
욕실 문 뒤 후크에 수건을 두세 장 겹쳐서 거는 집이 많다. 공간이 좁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그런데 이게 세균 번식에 가장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수건이 겹쳐 있으면 안쪽 면이 공기에 닿지 않는다. 샤워 후 습기가 잔뜩 밴 수건이 밀착된 채로 있으면 안쪽은 몇 시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다. 세균은 따뜻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폭발적으로 번식한다. 욕실 문 뒤는 환기도 잘 안 되는 위치라 조건이 더 나쁘다.
이 상태에서 다음 날 수건을 꺼내 쓰면 이미 하룻밤 사이에 세균이 크게 늘어난 수건을 쓰는 것이다. 세탁을 자주 하지 않을수록 누적 속도는 더 빨라진다.
수건 세균이 피부에 주는 영향
수건에 번식하는 세균 중 가장 흔한 것이 황색포도상구균이다. 피부 트러블, 모낭염, 피부 가려움의 원인이 되는 균이다. 얼굴을 닦는 수건에 이 균이 있으면 여드름이나 피부 뾰루지가 반복해서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50대 이후에는 피부 장벽이 얇아지고 면역이 예전만 못하다. 젊을 때는 세균이 피부에 닿아도 별 반응이 없었지만, 이 시기에는 피부 트러블이 낫지 않고 반복되거나 상처가 쉽게 생기는 경우가 늘어난다. 수건 관리가 피부 관리와 직접 연결되는 이유다.
냄새가 나는 수건은 이미 세균이 상당히 번식한 상태라는 신호다. 빨아도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면 수건 섬유 깊숙이 세균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 단계가 됐다면 세탁보다 교체가 맞다.
올바른 수건 건조법
수건은 한 장씩 펼쳐서 공기가 양면에 골고루 닿도록 거는 것이 기본이다. 반으로 접어서 걸면 접힌 안쪽이 마르지 않는다. 길게 펼쳐서 양 끝이 늘어지도록 거는 것이 가장 빠르게 건조된다.
위치도 중요하다. 욕실 안보다 욕실 밖이 낫다. 욕실은 샤워 후 습도가 높아지는 공간이라 수건이 마르는 속도가 느리다. 욕실 바깥 복도나 베란다 쪽 건조대에 걸면 건조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다.
욕실 안에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샤워 후 환기팬을 최소 30분 이상 돌리고, 문을 열어 습기를 빠르게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환기팬과 문 열기를 병행하면 수건 건조 속도가 달라진다.
수건 세탁,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수건 세탁 주기에 대해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다. 매일 깨끗이 씻은 몸을 닦는 수건이니 오래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샤워 후 닦는다고 해도 피부 각질, 피지, 수분이 수건에 남는다. 이것들이 세균의 먹이가 된다.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매일 쓰는 수건은 3~4일에 한 번 세탁하는 것이 적당하다. 여름철에는 더 짧게, 2~3일에 한 번이 좋다.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세균 번식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세탁 시 뜨거운 물로 헹구거나 건조기로 완전히 말리면 세균 제거 효과가 훨씬 높다. 세탁 후에도 반건조 상태로 두면 다시 세균이 번식하기 시작한다. 세탁 후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세탁만큼 중요하다.
수건 교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수건을 얼마나 오래 쓰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수년째 같은 수건을 쓰는 집이 생각보다 많다. 수건은 세탁을 반복하면서 섬유 사이사이에 세균과 곰팡이 포자가 자리를 잡는다. 아무리 깨끗이 세탁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수준이 된다.
수건 교체 기준은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매일 사용하는 수건은 1~2년에 한 번 교체하는 것이 적당하다. 수건이 딱딱해지거나 거칠어졌다면 섬유가 손상된 것이고, 세탁 후에도 냄새가 난다면 이미 교체할 시기가 지난 것이다.
낡은 수건은 버리기 아까워서 청소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건 괜찮다. 문제는 몸을 닦는 수건으로 계속 쓰는 것이다.
50대 이후 특히 챙겨야 할 수건 관리
얼굴 전용 수건을 따로 두는 것이 좋다. 몸을 닦는 수건과 얼굴을 닦는 수건을 같이 쓰면 몸의 세균이 얼굴에 옮겨진다. 50대 이후 피부 트러블이 반복된다면 이 습관을 먼저 점검해볼 만하다.
얼굴 수건은 더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 2일에 한 번이 이상적이고, 피부 트러블이 있다면 매일 교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번거롭다면 작은 사이즈 면 수건이나 핸드타월을 얼굴 전용으로 두면 세탁 부담이 줄어든다.